Sunday, January 10, 2010

순정만화 속의 남자

보통 남자들은 순정만화를 잘 읽지 않는다. 상당 수의 경우는 짜증을 내기까지 한다.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 아무 만화나 별 거부감 없이 읽는 편인 나로서는 그 원인이 무엇일지 궁금했다. 그러다가 이번에 어렴풋이 알게 된 것 같다. 먼저 그림 하나 보자.
이 세 명의 인물 중에 누가 남자일까? 정답은 셋 다 남자이다.

이번엔 이 그림을 보자.
누가 뭐 하는 장면일까? 이걸 보고, 해군 사관학교에서 남자 두 명이 지옥의 체력훈련 중이라는 것을 알아챌 사람이 과연 있을까?

마지막으로 한컷.

이쯤 되면, 당연히 이 인물도 남자겠거니 생각이 들 것이다. 맞다. 위 그림에 계속 나온 바로 그 남자다. 하지만 '친정아버지께 안부편지를 쓰는 새색시' 라고 생각해도 전혀 위화감이 없는 이 그림이, 해군사관학교 수석 졸업 예정자다.

불행히도 위의 성별 구분 힘든 남자가 이 만화의 주인공인 탓에 상당히 많이 등장한다. 꽤 많은 순정만화들을 별 부담 없이 보아 넘긴 나로서도 상당히 적응이 안된다. 대놓고 '내가 젤 이뻐' 라고 강조하는 듯한 장면이 너무 많아서 화가 날 지경이다.

다세포소녀 라는 만화에서 여자를 성적으로 대상화 하는 남자들에 대한 이런 말이 나온다. '화가? 성인? 소설가? 전부 방구석에 쳐박혀 여자 구경 못해본 사람들이잖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혹시 순정만화 작가들은 전부 방구석에 쳐박혀서 남자 구경도 못해봤기 때문에 이렇게 남자를 못 그리는 걸까? 아니면 저런 중성적(중성적이라기에도 너무 여성적이다... ㄷㄷ)인 남자들이 여자들의 이상형인 걸까? 여자분들은 저런 그림에서 남자와 여자를 구분할 수 있기는 한 건가? 아니, 원래 남녀 구분 자체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나? 머리가 복잡해진다.

이 만화 과연 끝까지 다 볼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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