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January 17, 2006

꿈과 악몽

"나쁜 꿈은 꿔서 기분 나쁘고, 좋은 꿈은 깨서 허무해요."

왠지 시니컬하고 서글픈 이 대사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코믹 만화에서 꺼벙하게 생긴 주인공이 잠에서 깨나 만 눈을 하고 내뱉는다. 그렇다면 모든 꿈은 기본적으로 악몽이란 말인가?

과연 왜 꿈을 꾸는 것일까?

위의 대사를, 멜로드라마의 처연하게 아름다운 여주인공이 울 것 같은 눈을 하고 읊어 준다면 느낌이 많이 다르긴 하겠지만, 어쨌거나 다소간은 평소의 수많은 사람들이 꿈에 대해서 가졌을 만한 생각인 것 같다.

"사랑받고 싶으면 먼저 사랑스러운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라."

이 얘기도 어딘가에서 들은 얘기인 듯한데, 도대체 나처럼 천성이 우울하고 암울하고 암담해서 심연의 나락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은 어쩌라고?

사랑받는 꿈을 꾼다. 깨고 나면 허무하다. 전보다 더 깊은 우울의 나락으로 빠진다. 죽음같은 잠을 자며 또 꿈을 꾼다. 꿈의 끝은 이제 익숙하기까지 한 허무함.

"어쩌면 나는 슬퍼하기 위해서 태어난 건지도 몰라."

이것 역시 어딘가에서 주워 들은 대사인데, 요즘의 나한테 비슷하게 들어맞는 것 같다.

어쩌면 나는 우울해 하기 위해서 태어났는 지도 모를 일이다. 또 느낀다. 지금 잠들어 영원히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이 깊은 느낌. 에로스와 타나토스가 본능의 커다란 두 개의 축이라던가. 타나토스의 끈으로 목을 휘감아 힘껏 당기는 사람들. 어쩌면 그것은 오르가즘과 같은 희열일지도 모를 일이다. 한 번 맛 본 사람은 다시는 누구에게도 얘기해 줄 수 없을 뿐......

=^.^=

Wednesday, January 04, 2006

우리나라에 공휴일이 너무 많다고??

우리나라의 공휴일 수가 선진국보다 많다고? 잠깐 아래 기사를 참고해보도록 하자. 소위 '잘나가는' 사람들의 모임인 경제5단체에서 개천절도공휴일에서 제외하자고 건의했었단다. -_-;

http://www.chosun.com/cp/edaily/200504/11/20050411000156.html

현재 우리나라의 공휴일은 다음과 같다
양력
1월 1일 설
3월 1일 삼일절
4월 5일 식목일 (2006년부터 제외)
5월 5일 어린이날
6월 6일 현충일
7월 17일 제헌절 (2008년부터 제외 예정)
8월 15일 광복절
10월 3일 개천절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음력
1월 1일 + 전후 1일씩 설
4월 8일 석가탄신일
8월 15일 + 전후 1일씩 추석

2006년 현재 공식적으로 15일이다.
이제 이 날들을 주 5일제 기준으로 실제 휴일 수에 맞추어 계산해 보자.

양력 1월 1일이 토요일이나 일요일과 겹칠 확률은 2/7 이다. 따라서 실제휴일은 5/7 일이다. 하루씩의 휴일들, 그러니까 설, 삼일절, 어린이날,현충일,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크리스마스, 석가탄신일 등은 각각을5/7 일로 계산해야 한다. 이 날들이 9개이니 9 * 5 / 7 이면 45/7 일이다.

3일 연휴 휴일이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위치하면 실제 휴일은 1일에 불과하다. 또한 금요일이나 월요일에 위치하면 실제 휴일은 2일이다. 화, 수, 목 세가지 경우에서만 3일의 휴일이 주어진다. 이것을 계산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 2/7 + 2 * 2/7 + 3 * 3/7
이러면 (2 + 4 + 9)/7 로 15/7 일이다.

이 두 값을 더하면 (45 + 15)/7 로, 60/7 일이다. 이것은 8일 반쯤 되는수치로, 8.57일이다. 채 9일이 안되는 수치인 것이다. 위 조선일보 기사에서는어떻게 계산해서 이 값을 10.3일로 뻥튀기 했을까? 아니면 내 계산에 어떤 중대한 오차가 있는 것일까?

나는 외국에선 어떻게 휴가를 쓰는지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선,적어도 내가 다녔던 직장들은 휴가를 쓰는 것이 무척 불편한 분위기였다.휴일에 휴가를 붙여 쓰는 것도 눈치주고, 한꺼번에 여러 날을 쓰는 것도눈치주고...... 작년에도 10일 가량의 휴가를 못 사용했다. 연차가 열 개넘게 남았으니 한주일쯤 쉬지 그러냐고 누군가가 말하자 마자 상사가 옆에서단호하게 '그렇겐 안돼!' 라고 잘라 말했다. 뭔가 특별한 사유라도 있기전에는 단 하루도 편히 쉴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그냥 열흘 정도의휴가를 말 그대로 날려보냈다. 내가 너무 소심한 걸까?

우리나라의 휴일이 너무 많아서 생산성이 떨어지는 건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오늘도 한 무리의 사람들은 엘리베이터에 갖힌 채로 점심시간을 보내야만 했단다. (그렇다. 나는 아직 지난번 Elevator Action 글을 썼을 때의 그 건물에 있는 그 회사에 다니고 있다.) 하긴, 이것도 결국은 엘리베이터 관리자가 휴가를 갔기 때문일지도 모르지.

=^.^=